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시설수용 끝내기 ‘어려운 꿈’ 발간
이슬기 기자 입력 2024.10.25 14:02
“장애와 인권이 시설 문제를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
시설 안 장애인은 빼곡히 줄지어진 좁은 침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운동할 권리조차 결핍된 채 생활한다. 자유로운 공기를 마시며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자유는 그들에게도 당연한 권리이지만 인간적 접촉이 부재한 상태로 시설과 병원을 오가는 생활에서 그 존엄을 상실한 것이다.
이들을 위해 한국 사회 최초로 그들이 인간다운 품위로 시설 밖에서 자립할 수 있게 활동하는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에서 의미 있는 도서가 기획 및 번역됐다.
전현일, 남병준 두 활동가가 번역 및 소개하는 ‘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시설수용 끝내기:어려운 꿈’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마지막 남은 시설 거주인 1000여 명을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여정과 그 후의 성과를 연구한 기록이다.
장애인의 집이 시설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탈시설은 ‘어려운 꿈’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도 탈시설에 대한 논쟁을 바탕으로 탈시설 정책의 입법 노력과 정부의 자립 지원 시범 사업이 일어나며 뜨겁게 태동하는 시점, 이 도서는 2024년의 한국 상황을 돌아보기에 매우 유용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탈시설 이니셔티브(facilities initiative)의 여정을 담은 본서는 캐나다 정부의 탈시설 국가 계획과 실천 전략, 그리고 구체적 현장 사례를 꼼꼼히 구성해 실증적 도움을 준다.
이 도서는 지구 반대편에서 진행된 ‘탈시설 이니셔티브’라는 도전에서 시작하는 한편, 이 여정에 대한 단순한 연구서를 넘어선다.
시설 폐쇄 과정에 대한 보고서와 사례를 정리해 분석하는 동시에 장애와 시설의 역사, 탈시설의 당위와 역사적 배경 등을 다루며 종합적인 초석을 마련한다. 총망라한 실증적 사례와 통계로 탈시설은 단순히 공간 폐쇄에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 전한다.
진정한 의미의 탈시설이란 단순한 물리적 이주를 넘어서, 시설을 벗어난 이들이 복합적 욕구를 가진 한 개인으로써 지역사회에서 자존감을 갖고 적응하면서 완성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행할 수 있는 세세한 계획, 그리고 그 계획을 실천하게 돕는 섬세한 법과 제도의 정비, 지원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한국 사회에 전하고 있다.
<저자 dorothy="" griffiths,="" frances="" owen,="" rosemary="" a.="" condillac,="" 역자="" 전현일="" 남병준(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기획),="" 출판사="" 학지사,="" 336쪽,="" 가격="" 2만2000원="">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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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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