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한글 점자의 날’, 시각장애인의 통역사 “점역교정사”
‘11월 4일 한글 점자의 날’, 시각장애인의 통역사 “점역교정사”
기자명: 권중훈 기자 입력 2023.11.03 15:23 수정 2023.11.03 17:33
한글 점자의 날은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제정된 날로 ‘한국수어의 날(2월 3일)’ ‘한글날(10월 9일)’과 함께 언어 관련 법정 기념일이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이 있다면,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박두성 선생의 ‘훈맹정음’이 있다. 훈맹정음은 6점식 한글 점자로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준다. 자음과 모음, 숫자도 다 들어있는 63개의 한글 점자로 구성되어 있고 64개의 조합이 가능하다. 배우기 쉽고, 점 수효가 적고, 서로 헷갈리지 않는다는 세 가지 원칙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처럼 점자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과 의사를 소통하고,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고, 시각장애인 상호 간 의사소통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된다.
점역교정사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눈과 귀가 되어주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다.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활용하여 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일반 문자를 점자로 번역하고 교정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점역사’는 글을 점자로 번역하는 사람이다.
일반 도서를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점자도서로 바꾸는 일을 점역이라고 하며, 점역사는 말이나 글을 손가락으로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교정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점역을 마치면 시각장애인 교정사가 점역된 내용을 일반도서와 대조해 오타나 맞춤법 등을 검수하는 사람이다.
전국 점역교정사 총 1,526명 불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이하 실로암시각장복)에 따르면 해마다 출판되는 도서는 증가하고 있지만, 장애인을 위한 도서 보급률은 아직도 열악한 상황이다. 시각장애인들은 더 많은 대체자료를 필요로 하고 있고, 희망하는 도서도 일반 소설을 비롯하여 전공서적, 외국어 서적 등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6월 현재 전국 점역교정사 수는 1급 195명, 2급 202명, 3급 1,129명 등 총 1,526명이다. 점역교정사의 제작 인력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고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까지 점역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1급 28명, 2급 7명, 3급 14명 등 총 49명의 점역·교정사가 근무하고 있다. 점역·교정사 자격증을 소지한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학습 및 직무 등에 필요한 의뢰 도서·자료를 점자도서로 제작 보급해 시각장애인의 학습과 독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교정사 직업훈련을 통해 36명의 자격증 취득을 이뤄냈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점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통합점자학습시스템 “브레일 아카데미”를 올해 초 구축,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실로암시각장복은 “점역·교정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은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으며, 비시각장애인 대상 교육을 찾기란 더욱 힘든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현 상황을 반영해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거리와 시간적 유연성을 가지고 교육에 접근하고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브레일 아카데미’ 사업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온라인상에서 기초 점자부터 점역·교정사 자격증 대비까지 할 수 있는 “브레일 아카데미”는 전문 강사들의 VOD 강의와 점자 타자연습, 점자 Q&A 등 점자 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학습할 수 있다.
점자 법 시행으로 점자 및 점자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브레일 아카데미”는 교육 지원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점역·교정사들의 실무 역량을 강화하여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브레일 아카데미”는 실로암이러닝센터에 접속해 회원가입 후 누구나 무료로 상시 수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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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훈 기자 gw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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